
로켓랩(나스닥: RKLB)은 보통 “작은 로켓을 쏘아 올리는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이 설명만으로는 이 회사가 실제로 만들어온 것을 다 담지 못합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한 작업실에서 시작한 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로켓랩은 자체 로켓으로 정기적으로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미국의 단 두 회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조용히 더 큰 두 번째 사업도 키워왔습니다. 바로 자기 로켓뿐 아니라 경쟁사의 로켓에도 실리는 위성 부품을 만들어 파는 사업입니다. 이 글에서는 로켓랩이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누구와 함께 일하는지, 그리고 결과적으로 누가 이 회사의 제품을 쓰는지를 공시자료와 회사 발표자료에 나온 수치만 근거로 정리했습니다.
뒷마당 로켓 프로젝트에서 나스닥까지
로켓랩은 2006년 6월, 뉴질랜드 출신 엔지니어 피터 벡(Peter Beck)이 오클랜드에서 설립했습니다. 작은 위성이 대형 로켓에 몇 년씩 자리를 기다리지 않고도 자기 일정대로 우주에 갈 수 있을 만큼 우주 접근 비용을 낮추겠다는 목표였습니다. 이후 회사의 운영 본사는 미국으로 옮겨져, 현재는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로켓랩은 2021년 8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벡터 어퀴지션(Vector Acquisition Corporation)과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당시 우주기업들이 많이 택했던 상장 경로 중 하나였습니다. 소형 로켓 일렉트론(Electron)은 이미 2018년부터 상업 발사를 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상장 당시 막 증시에 들어온 다른 우주기업들과 달리 실제 비행 이력을 갖춘 상태로 데뷔할 수 있었습니다.
한 지붕 아래 두 가지 사업 — 발사 서비스와 ‘우주 시스템’
로켓랩의 사업은 매 분기 실적발표에 함께 등장하는 두 축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발사 서비스입니다. 약 300kg까지의 위성을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된 소형 로켓 일렉트론은 뉴질랜드와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체 발사장에서 지금까지 75회 넘게 비행했습니다. 두 번째, 그리고 규모가 더 큰 사업은 ‘우주 시스템(Space Systems)’입니다. 로켓랩이 직접 만들어 다른 기업과 정부기관에 판매하는 위성 부품 및 완제품 우주선 사업으로, 태양광 발전 장치, 위성 분리 장치, 반작용휠 등이 포함됩니다. 2026년 2분기 실적에서 로켓랩은 분기 매출 2억3,4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난 수치입니다. 수주잔고는 23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해당 분기 매출의 약 4분의 3이 발사 서비스가 아니라 하드웨어(‘제품’) 판매에서 나왔다는 점은, 로켓랩이 이제 유명세를 안겨준 로켓 발사보다 우주선 부품 제조에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로켓랩이 누구와 함께 일하는가 — 인수합병으로 만든 공급망
많은 발사체 기업들이 위성 부품을 외부 공급사에서 사오는 것과 달리, 로켓랩은 지난 몇 년간 그런 부품을 만드는 회사들을 직접 인수해왔습니다. 궤도까지 가는 ‘탑승권’만 파는 게 아니라 완성된 위성 자체를 팔기 위해서입니다. 인수한 회사로는 위성용 반작용휠·스타트래커를 만드는 싱클레어 인터플래너터리(Sinclair Interplanetary), 위성용 태양전지를 만드는 솔에어로(SolAero), 우주선 소프트웨어와 분리장치를 만드는 어드밴스드 솔루션스(Advanced Solutions Inc.)와 플래니터리 시스템스(Planetary Systems Corporation), 광학센서 업체 지오스트(Geost),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인수한 위성 간 레이저 통신장비 업체 마이내릭(Mynaric)과 우주선용 로봇팔·메커니즘 업체 모티브 스페이스 시스템스(Motiv Space Systems) 등이 있습니다. 발사 사업 쪽에서는 미국 우주군(Space Force)과 우주개발국(Space Development Agency)과도 직접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이들로부터 수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습니다. ‘플래텔라이트(Flatellite)’ 위성 라인을 위한 3억9,700만 달러 규모의 우주군 계약, 정지궤도 위성 3기를 제작하는 별도의 1억6,000만 달러 계약 등이 대표적입니다.
로켓랩이 만든 것을 실제로 누가 쓰는가
로켓랩의 로켓과 부품을 실제로 쓰는 곳은 민간 위성 운영사와 정부기관이 섞여 있습니다. 구름이 낀 날이나 밤에도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레이더 영상위성을 운영하는 캐펠라 스페이스(Capella Space)는 여러 차례 다중위성 발사 캠페인에 일렉트론을 이용했습니다. 정부와 기업에 위성 영상 및 지리정보 데이터를 판매하는 블랙스카이(BlackSky)는 일렉트론 발사를 묶음 계약으로 반복 체결해왔고, 2025년 말 공개된 한 비공개 고객 임무도 블랙스카이의 것으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나사(NASA)도 과학 임무에 일렉트론을 활용했는데,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에 앞서 새로운 달 궤도를 시험한 캡스톤(CAPSTONE) 탐사선이 대표적입니다. 우주 시스템 사업 쪽에서는 로켓랩이 만든 위성 부품이 전혀 다른 회사가 만든 우주선에도 실립니다. 위성통신망을 운영하는 글로벌스타(Globalstar)와 지구관측 위성군을 운영하는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들이 그 예입니다. 즉 로켓랩의 발사장을 한 번도 거치지 않은 임무에서도 로켓랩의 하드웨어가 궤도 위에 떠 있는 셈입니다.
다음 차례 — 뉴트론(Neutron)
회사의 다음 주력 제품은 뉴트론(Neutron)입니다. 약 1만3,000kg을 궤도로 실어 나를 수 있도록 설계된 더 크고 재사용 가능한 로켓으로, 일렉트론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중형 위성군 발사 수요를 겨냥합니다. 뉴트론은 미국 버지니아주 월롭스 아일랜드에 새로 지어진 발사장에서 비행할 예정입니다. 2026년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1단 연료탱크 생산은 2026년 4분기 중 로켓을 발사대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첫 궤도 비행은 2027년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이 일정이 지켜지느냐는 회사가 밝힌 23억6,000만 달러 수주잔고가 실제로 발사로 이어지느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이 글은 로켓랩이 공시자료와 투자자 발표자료를 통해 스스로 공개한 내용을 바탕으로 ‘로켓랩이 어떤 회사인지’ 정리해본 글입니다. 특정 종목을 사라거나 팔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궁금증 해소용으로 편하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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